주식하는 내 모습

주식창을 꺼야 하는데…. (26년 7월 3일)

태국에서 주식을 하다 보니 오전 5시 반에는 일어나야 한다.

한국보다 2시간이 늦어서 이곳의 7시가 한국의 9시이다.

졸린 눈을 비비고 일어나 양치와 세안을 하고 노트북을 켠다.

노트북이 켜지는 동안 주방에 가서 시원한 커피를 한잔 만들어 온다.

주식창을 열고 오늘의 전투를 준비한다.

한국에서는 일을 하다 보니 지금처럼 열심히 주식창을 쳐다본 적이 없었다.

지금은 책상 앞에 망부석처럼 앉아 있는다.

와이프가 밥 먹으라고 불러도 ‘잠시만…잠시만…’ 하며 일어나지를 않는다.

아주 애절하고 아련하게 모니터를 바라본다.

약속이 있어 나가야 하는데도 엉덩이를 반쯤 의자에 걸치고 앉아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오전 5시에 일어나서 오후 2시까지 의자와 한 몸이 되어 주식창에서 시선이 떨어지지 않는다.

참으로 대단한 집중력이 아닐 수 없다.

‘학창 시절에 이 집중력과 성실함을 발휘했다면 SKY도 가지 않았을까?’ 할 정도로 열심이다.

문제는 집중은 하는데 성급하다.

흔히들 하지 말라고 말하는 뇌동매매의 선두 주자다.

꼭 내가 안 사면 내일부터 오를 것 같고, 지금 팔면 내일 더 오를 것 같다.

남들이 하지 말라는 짓을 전부 다 하면서 아직까지 원금을 안 까먹은 게 신기하다.

뇌동매매를 안 하려고 매수와 매도에 자동 거래 설정을 해 놨더니,

이젠 자동 매매 수치를 이리저리 수정하고 앉아있다.

도대체 뭐 하는 짓인지 도통 모르겠다.

그렇게 방황하던 손가락이 드디어 사고를 쳤다.

기어이 못 참고 반도체 관련 종목들을 전부 들어내고 그 자리 방산과 바이오 업종의 종목으로 채웠다.

‘어랍쇼~!! 오전에 떨어지다 잠시 오르길래 본전 근처에서 정리했더니 더 오르네!!’

‘다시 살까?’

이 정도면 닭대가리다….

5시간도 아니고 5분도 안 돼서 이러고 앉아 있다.

이럴거면 왜 노트북 앞에 앉아서 주식장이 열리기 전에 계획을 세우고 적정 가격을 정해놓는 짓을 하는 걸까?

주식창만 열면 인지부조화에 빠지는 걸까?

주식창을 꺼야했다.

쳐다만 본다고 수익율이 높아지는 것도 아닌데 쳐다보기만 잘하고 지켜야 할 수칙은 못 지키니 말이다.

오늘도 장 마감 후 ‘아…….오전에 하기로 한 거 다 했으면 주식창을 꺼야 했는데.’ 하는 후회만 남긴다.

아마 4, 5월에 주식장이 좋지 않았다면 진즉에 원금 반토막을 냈을 인간이다.

다음 주부터는 꼭 계획대로 하리라 마음먹으며 한 주의 장을 마감한다.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제발….좀……..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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