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태국 운전면허증이 필요하다고 느꼈을까?
태국 방콕에 거주한 지 한 달쯤 되었다.
예전에 여행으로 다닐 땐 잘 몰랐지만 막상 거주를 시작하니, 한 가지 계속 불편한 것이 생겼다.
바로 신분증이다.
여행일 때야 여권을 들고 다니는 것을 당연시 했는데 어느 날 문득,
‘항상 이렇게 여권을 들고 다녀야 하나? 혹시 분실이라도 하면 골치 아픈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하고 생각을 하다가,
‘한국에서는 면허증이 신분증이 되는데, 혹시 태국 면허증을 만들면 신분증으로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어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 보았다.
역시나~!!
태국 운전 면허증이 있으면 태국에서 여권 대신 신분증 대용으로 사용이 가능한 것이었다.
태국 내 국내선을 이용할 때도 여권 없이 면허증만 있으면 탑승이 가능하다고 한다.
태국 운전 면허증만 있으면 불안한 마음으로 여권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니 얼마나 좋은 정보인가.
국제운전면허증 없이 태국 운전면허증 만드는 방법
당장 면허증 만드는 방법을 찾아보았다.
생각보다 만드는 방법은 쉬웠는데,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한국에서 발급받은 국제 운전면허가 필요한 것이었다.
나름 지방으로 가는 교통편도 나쁘지 않고 운전석도 한국과 반대인 이곳에서
운전할 일이 없을 줄 알고 국제면허증을 안 받아 온 것이다.
‘이거 하나 때문에 한국을 다녀오긴 좀 그런데…’
한국을 안 가고도 방법이 없을까 하고 찾아보니 방법이 있었다.
한국 운전면허증을 한국 대사관에 가서 대사관 공증 영문 확인서를 받으면 되는 것이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예전 필리핀에 있을 때도 운전면허증을 만들기 위해
한국 운전면허증을 가지고 한인회에 가서 영문으로 공증 받아 필리핀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은 기억이 난다.
다음 날 여권과 운전면허증 그리고 콘도 계약서를 들고 대사관으로 갔다.
대사관에서 받아야 할 필요한 서류는 면허증 공증 영문 확인서와 거주 증명서였다.
콘도 임대 계약서는 거주 증명서 발급에 필요했다.
서류를 발급받고 돌아오는 길에 근처 클리닉에 가서 운전면허용 건강검진을 받고 건강진단서도 받아 돌아왔다.
태국 운전면허증 신청 시 필요한 서류
- 여권 – 복사본(앞면과 비자나 체류허가일이 찍힌 페이지)과 원본
- 대사관 면허증 공증 영문 확인서
- 거주 증명서 – 한국 대사관에서 발급해 준다.
- 건강진단서 – 근처 클리닉에 가서 운전면허용이라고 말하면 된다.
태국 도로교통국에서 운전면허 발급받기
다음 날 아침 10시쯤 짜뚜짝에 있는 태국 육상교통국 본청에 서류를 들고 방문하였다.
이런 아뿔싸…. 엄청 긴 대기 줄을 1시간 넘게 기다려 창구에 갔더니 예약하고 오란다!
더운 날씨에 땀 흘리며 기다린 시간에 짜증은 났지만, 어찌하리오 당일 접수가 안 된다는데…
창구 직원에게 예약증만 받아 들고 허탈하게 콘도로 돌아갔다.
*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짜뚜짝 본청은 비자가 없으면 면허 발급을 안 해주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방콕 외곽의 육상교통국으로 예약하고 가는 것이 안전하다. (예약은 DLT SMART QUEUE 앱에서 가능하다.)
예약일에 맞춰 다시 짜뚜짝에 있는 육상교통국에 방문해 서류를 접수하니 적성 검사 대기표를 준다.
다행히 별 문제 없이 면허 발급이 진행되었다.
적성 검사는 누구나 쉽게 통과할 수 있는 검사들이었다.
혹시나 실수로 틀리면 다시 대기줄 뒤로 가서 기다렸다 다시 테스트를 받으면 된다.
어지간하면 감독관들이 통과시켜 주는 분위기였다.
검사까지 통과하면 1시간짜리 도로 안전 교육 비디오 시청이 있는데 이건 방문 전 미리 온라인으로 이수가 가능하다.
태국 교통국 E-Learning (DTL-elearning.com)에서 시청 완료 후 나오는 QR 코드를 사진으로 찍어 오면 된다.
미리 시청하고 QR코드를 찍어서 방문하면 현장에서 시청각 교육을 받지 않아도 된다.
이 모든 과정이 다 끝난 후 운전면허 발급 창구로 가서 검사 통과 확인서를 제출하고
대기석에서 기다리다가 순서가 되면 해당 번호의 창구로 가서 사진을 찍고 몇 분 기다리면
따끈따끈한 태국 면허증 발급이 완료된다.
태국 운전면허증이 있으면 좋은 점
태국 운전면허증은 처음에 발급받으면 유효 기간이 2년인 면허증을 발급해 준다.
2년 후 갱신 시 비자가 있으면 5년짜리 면허증을 받고 비자가 없다면 계속 2년마다 갱신을 해야 한다.
이제 곧 두 번째 갱신을 하러 가야 하는데, 이게 생각보다 귀찮다.
한국처럼 간단하고 신속하게 갱신되는 것이 아니다 보니 최소 3~4시간은 써야 한다.
하지만 지갑에 면허증 하나만 꽂아서 외출하면 되는 것은 이 모든 것을 감수할 만큼 나에겐 큰 이점이었다.
여권을 잃어버릴까 걱정할 필요도 없었고 가방 없이 지갑만 들고 나가면 되는 것도 편했다.
면허증을 받고 국내선을 정말 탈 수 있는지도 궁금해서 치앙마이에 여행을 갔었는데,
태국 면허증만으로 항공권 항공권 체크인이 가능했다.
가끔 방콕 근교로 나들이 갈 때 맘 편히 운전할 수 있는 것도 좋았고 술집에 갈 때도 여권 없이 입장이 가능했다.
단, RCA쪽의 클럽은 가끔 여권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휴대폰 안의 여권 사진을 보여주면 대부분 문제없었다.
하지만 면허증이 만능은 아니었다.
은행이나 통신사 등을 방문할 때에는 꼭 여권을 가져가야 한다.
최근에 여권 없이 은행에 갔다가 다시 여권을 가지러 집에 다녀왔는데,
여권 없이 외출하는 것에 익숙해지다 보니 생긴 폐해이다.
태국에서 업무를 보며 느낀 점
태국에서 가끔 은행이나 통신사 또는 관공서에 방문할 때 자주 느끼는 부분인데,
태국의 업무 속도는 참 느리고 효율성이 떨어져 불편하다는 것이다.
특히 태국 관공서에 갈 때마다 드는 생각이 우리나라 공무원들은 정말 천사다.
이 나라 공무원들은 어찌나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는지, 가끔 거만하고 무례하다고 느낄 때가 종종 있다.
정말 한국처럼 빠르고 정확하며 친절한 나라도 흔치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이것 또한 해외에서 살아가며 적응해야 되는 부분이지 않을까?
외국에 나가면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있는데,
애국자까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이 얼마나 좋은 나라인지를 새삼 깨달을 때가 많다.
누가 한국은 ‘이 편한 지옥’ 이라는 말을 하던데, 그 말을 듣고 정말 빵~ 터졌었다.
빠르고 편리하지만 마음은 불편하다는 의미였는데, 어느 부분 꽤 인정이 되는 말이었다.
하지만 해외에서 살아보니 우리가 여행이나 미디어로 접하는 그곳과 직접 살면서 느끼는 그곳은 분명 다른 세상이었다.
세상 어디에나 그들만의 불만의 종류와 크기의 차이는 있겠지만, 다들 순응하고 적응하며 살아가는 것 아닐까?
원하는 것을 양손에 다 쥐고 살아가진 힘들지 않을까?
한 손에 원하는 것을 쥐었다면 다른 한 손까지 욕심을 부리는 게 맞을까?
여느 날과 다름없이 면허증 얘기를 하다 또 생각이 산으로 간다.